231130 Crisp 팟캐스트

방송
2024.09.15

출처  출처  영상 

① 중국 팬분의 속기록을 토대로 번역, 임의로 단락 구분
② 내용의 순서는 실제 팟캐스트 흐름과 아예 상이할 수 있음

 

팟캐스트 녹음한 날, Remember와 함께

 


 

리멤버 언제부터 게임을 시작하게 됐어?

 

Crisp 아주 어렸을 때 부모님이 외지로 나가서 일하셨는데, 그 기간이 아주 길었고 몇 달 동안 돌아오지 않으셨다. 당시에는 밥 먹을 때를 제외하면 평소에 혼자 집에 있을 때가 많았는데, 마침 그때 친척이 있어서, 내 친척이 우리 집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PC방을 차렸고 내가 오르막길만 오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친구나 친척형과 함께 PC방에 가서 게임했다. 돈을 낼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게임을 좀 많이 했는데, 그냥 게임이 재밌게 느껴졌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리멤버 이스포츠 게임을 했어?

 

Crisp 초기에는 게임이 많진 않았다. 그냥 ‘GTA’ 같은 게임도 했고, ‘유성호접검’도 혼자 했었고,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도 있고... 그때는 이런 게임을 많이 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는 중학생 때부터 했다. 롤이 막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고, 그때 같은 학교 친구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플레이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기본적으로 다들 PC방에서 플레이했기 때문에 나도 스스로 합류하게 되었다.

 

리멤버 이 게임을 시작했을 때부터 본인이 사람들 사이에서 두드러진 것 같아? 사실 브론즈에서 실버, 실버에서 골드로 이르는 과정에서도 천부적인 재능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Crisp 예전부터 MOBA 게임을 많이 해왔는데, 그때 ‘워크래프트’도 했었고 이 게임에는 많은 맵이 있다. 나는 ‘DOTA’, ‘삼국지’, ‘무쌍’ 같은 게임을 해봤으니까 내가 롤을 시작하게 된다면 상대보다 더 쉽게 손에 익히고 더 빨리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분명히 남들보다 더 이 게임에 잘 적응해야만 했다. 비슷한 게임을 했었으니까.

 

샤오비 그래서 본인은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자기관리가 되는 아이였어, 아니면 엄마한테 집에 가겠다고 말하면서도 계속 PC방에서 놀고 있는 아이였어?

 

Crisp 아니, 아니, 기본적으로 엄마는 내가 놀고 있는 걸 다 알고 있었다. 엄마가 집에 있으면 엄마한테 PC방 다녀오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엄마는 다녀오되 반드시 집에 와서 저녁 먹어야 하는 걸 잊지 말라고 했다.

 

리멤버 그러니까 서로 신뢰가 있었구나.

 

샤오비 사실 통제할 수 없는 문제지.

 

Crisp 맞아.

 

리멤버 그렇다면 대략 언제쯤 ‘e스포츠’라는 개념을 알게 됐어?

 

Crisp 사실 ‘e스포츠’라는 개념도 롤을 접하면서 알았다. 처음에 IPL 대회가 있었고, 여기에 WE 팀이 있었고... 그때 처음으로 이런 경기를 보고 ‘프로게이머’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LPL 초기에는 많은 근본팀이 있었는데, 그 선수들이 경기하는 걸 보면서 아주 좋은 느낌을 받아서인지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리멤버 나도 이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

 

Crisp 롤을 시작하고, 내 점수가 점점 높아지고, 그러다 보면 프로게이머를 만날 수도 있는데, 그때 ‘내가 이 선수들을 만나면 나는 비참하게 지지 않을 것이다. 나도 이들과 싸울 수 있다.’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면 한 가지 결론으로 이어진다. ‘나도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을까?’ 그때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Crisp의 첫 팀은 OMG)

 

Crisp 당시에 내 솔랭 점수는 괜찮은 편이었고, OMG의 단장이 나를 찾아왔다. 단장은 팀이 샤오싼(ID: San, ADC)을 잠시 기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나에게 오라고 권유했었다. NEST컵이었는지 무슨 대회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대회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때 Gogoing(당시 OMG 탑)이 알려줬었는데, 이번 대회에 자기가 원딜 자리에 나올 거라고 했다. 원래 그 대회에서 나한테 기회가 올 수도 있었는데 결국 Gogoing이 출전하게 되었고, 이후 팀은 나를 2팀에 배정했다. OMG는 1팀과 2팀 모두 같은 숙소를 사용했는데, 1팀은 위층을 사용했고 2팀인 우리는 아래층의 거실에서 훈련했다. 그때의 2팀은 서포터가 없었고, OMG의 매니저였나 사장이었나가(매니저입니다) 서포터로 왔다. 모두가 그 선수를 ‘페이(飞) 형제’라고 불렀는데, 페이 형제는 영문도 모른 채 우리와 함께 훈련하며 경기하게 됐다.

 

Crisp 우리는 TGA 대회를 치르러 갔는데, 아마도 청두(成都)였던 것 같다. 꽤 유명한 한 팀을 만났었는데, 1라운드에서 그 팀에게 진 후로 OMG는 2팀을 해산시켰다. OMG 산하에 다른 팀이 또 있었는데, RM이라고 불렀다. 당시에 있던 두 한국인은 바로 계약 해지되었고, RM이 OMD로 이름을 바꾸고 그쪽으로 갔다. 그때 원딜 자리가 꽤 견고해서 나를 서포터로 돌리려고 했는데, 나는 이런 매니저 때문에 이 팀에 대한 약간의 불쾌감을 느꼈었다. 그래서 이 팀에서 경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게 끝이다.

 

샤오비 그럼 그때의 서포터한테도 자기주장 좀 펼치고 그랬어?

 

Crisp 서포터가 상사였기 때문에 꿈도 못 꿨다.

 


 

리멤버 월즈가 시작되기 전 WBG가 4시드 티켓을 받았을 때, 팀이 결승전 무대까지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 있어?

 

Crisp 처음에는 확실히 S13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이건 감히 가정해볼 수도 없는 문제였다. 경기가 진행되고 추첨을 하면서 우리가 줄곧 뽑은 상대는 보다시피 확실히 모든 팀 중에서 가장 약체였다. 본디 우리는 경기를 통해 천천히 배우고 발전하는 팀이고, 나는 이런 팀을 계속해서 격파하는 과정에서 우리 컨디션을 조절하고 더 최적의 플레이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의 자신감을 찾은 후 게임 내용을 조정하는 것은 분명히 우리를 경기에서 천천히 진보시킬 것이다.

 

Crisp 우리가 4강에 진출했을 때, 우리의 상대는 BLG일 수도 있고 GEN.G일 수도 있다. 이 두 팀 중 누가 이기든 우리는 모두 만날 기회가 있다. 이 두 팀을 상대할 때 나는 우리 다 같이 자신감이 있다고 느꼈고, 누가 올라오든 우리는 상대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때는 이미 우리가 결승에 진출할 기회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샤오비 그때 나는 확실히 Crisp에게 물었다. WBG가 4강에 진출하고 아직 상대를 확정하지 못했을 때, 나는 분명히 Crisp가 팀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느낀 게 어느 팀이 올라오든 (결승전에 갈) 기회가 있다고 하더라.

 

리멤버 ‘추첨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Crisp 분명히 어느 정도의 추첨운은 있다고 생각한다. 대회가 갓 시작했을 때쯤에 KT라든가 LCK/LPL 팀 중 몇 팀이 걸렸다면 우리는 졌을지도 모른다. 그때의 우리는 BLG를 꺾기 직전까지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강한 상대를 만났다면 탈락할 수도 있었다.

 

리멤버 1-2의 상황에서 팀 분위기나 개인적인 압박감 등 어떤 식으로 가장 팽팽한 지점을 마주했어?

 

Crisp 1-2일 때 우리가 생각했던 건 지금 두 번의 BO3을 이겨야만 다음 라운드로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때 1-2 그룹에서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팀은 DK였는데, 딱히 무언가를 생각해보진 않았고 그냥 운명이 어떻게 안배되는지는 어느 팀이 뽑히느냐에 달렸다.

 

리멤버 결국 결승까지 가서 준우승을 이룰 수 있던 열쇠는 무엇이었을까?

 

Crisp 나는 팀에 대한 신뢰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감독님 지시에 잘 협조한다. 훈련에서 예전에는 그렇게 자신이 없었던 챔피언을 많이 시도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게임 운영이 순조로워지고 예전에 나온 실수도 많이 줄어들며 게임은 더욱 안정되어갔다. 경기에서 뽑힌 챔피언도 초반 경기들보다 많이 늘었는데, 바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리멤버 T1과의 결승전을 앞두고도 “왜들 지X이야? 존X GG보다 최악은 없다고.”의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어?

 

Crisp 경기 전에 우리는 T1과의 스크림에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승보다 패가 많았다. 초반에 잘 싸웠지만 뒤집힌 세트도 있었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스크림에서 T1에게 졌었다. 그런데 경기하기 며칠 전에 감독님이 우리에게 T1과 JDG의 경기를 보여줬고, 우리는 T1도 많은 실수를 범하는 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자신감이 좀 올랐다. T1이 경기에서 실수를 범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만 경기에서 잘한다면 확실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Crisp 하지만 결승전의 T1은 4강에서 JDG를 상대할 때보다 더 잘했고 컨디션도 더 좋아졌으며 5명 모두 거의 실수하지 않았다. 반면 우리는 결승전에서 T1에게 모든 면에서 뒤처졌고, 일부는 자신감마저 떨어졌다. 왜냐하면 그간 T1과의 스크림에서 너무 많이 져왔기 때문에. 나는 이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다른 챔피언들을 뽑을 수 있다. 나는 특정 챔피언이 뽑히지 않았거나 경기에서 의외의 사고가 발생하는 건 모두 우리의 자신감 부족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T1이 우리와의 경기에서 분명히 ’더 자신감 있는’ 쪽이었던 것 같다.

 

리멤버 결승전에서 졌을 때의 심정은?

 

Crisp 사실 T1을 상대하는 게 어렵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다들 결과를 예상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을 것이다. 그냥 우리가 가장 아쉬운 점은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는 것. 나는 이게 어느 정도 괴로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기기 어렵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샤오비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걸 오롯이 발휘하지 못한 거라고 봐야 하나?

 

Crisp 나는 경기에서 우리 전부 자신감이 다소 떨어졌던 것 같다. 1세트, 2세트 때 우리는 뭘 해도 벽을 넘어갈 수 없는 것 같았고, 모두의 자신감에 약간의 타격이 있었을 것이다. 다전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1세트 때 짓밟혔다면 2세트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게 훌륭한 팀이 해야 할 일이다. 만약 자신감이 줄어든다면, 어느 한 챔피언을 선택할 때 분명히 이 챔피언으로 상대를 억제할 수 있고 설령 못하더라도 그냥 1인분의 수준에서 그칠 수 있지만, 압박감에 직면하면 챔피언을 고를 때부터 상대적으로 평범하거나 더 안정감 있는 챔피언을 고를 수밖에 없게 된다. 오히려 두려움 때문에 본인이 자신에게 직접 양보하게 되는 것이다.

 

리멤버 월즈에서 치렀던 모든 경기 중 어느 경기가 가장 감정적으로 크게 느껴졌어?

 

Crisp 4강에서 BLG와의 경기라고 생각한다. 그때 처음 몇 세트 동안 BLG의 바텀 활약이 정말 좋다는 게 느껴졌다. 우리는 게임 초반에 약간의 실수가 나오고 있었고, 모두 안정적으로 플레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5세트 초반에 바텀에서 큰 우위를 점하게 되면서 우리는 부담감과 동료들의 기대를 극복한 셈이다.

 

리멤버 월즈에서의 재미와 서프라이즈에 대해서 어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Crisp 나는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내게 정말 큰 서프라이즈다. 사실 우리가 월즈에 진출했을 때 다들 8강만 뚫어도 좋을 것 같다고 여겼다. 그리고 나는 우리가 진작에 마지막에 이르렀고, 이미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한다. 샤오후는 결승에 처음 진출했고, 라이트도 처음이었다. 웨이웨이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오랜만에 월즈 결승전에 올랐고, 더샤이도 마찬가지였다. 이보다 더 욕심낼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리멤버 경기에서 졌을 때 가족이나 친구한테 메세지 받은 적 있어?

 

Crisp 앞선 경기에서 졌을 때 엄마가 나한테 보낸 메세지를 받았는데, 슬퍼하거나 속상한 마음 같은 거 갖지 말라는 위로와 격려의 말이었다. 친구 중에서는 밍한테도 받았다. 경기 전, 그러니까 월즈에 진출했을 때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내가 결승에 가면 밍이 현장에 와서 내 경기 직관한다고 했었는데, 내가 정말 결승에 갈 줄은 생각도 못했다.

 

샤오비 티안이 네가 자기 메세지에 답장 안 한다고 하길래 우리가 뭐 보냈는지 물었더니 LPL의 가장 멋있는 서포터 영상을 보냈다고 하더라.

 

리멤버 티안은 항상 이런 더우인 영상을 너한테 공유해?

 

Crisp 늘 이런 바보 같은 영상 또는 이런 류의 것들을 보내는 걸 좋아한다.

 

리멤버 한 2초 보고 꺼버려? 아니면 묵묵히 다 봐?

 

Crisp 우리는 누르지도 않는다. 보통 제목이 있잖아? 그럼 나는 그 제목을 보고 ‘?’ 하나만 보낸 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샤오비 선수로서 대니 감독이 올해 WBG에 가져온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해?

 

Crisp 감독님이 우리에게 가장 많이 가져다준 건 게임 초반의 운영과 정확한 와드 배치 방법이다. 만약 우리 바텀이 라인전 강한 챔피언을 골랐다면 감독님은 우리가 초반에 와드를 잘 박아두길 바라는데, 바텀 지키기나 갱 피하기 등을 위한 와드 위치를 다 계획해둔다. 또한 우리가 스킬을 어떻게 넣는 게 가장 좋은지 정확히 알고 있고, 이런 것들까지 확실하게 하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 시점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정확히 알고 있고, 챔피언의 장점과 약점을 알려준다. 심지어 감독님은 우리 팀이 어떤 식으로 본인에게 협조했으면 좋겠는지, 보통 이런 부분까지도 정확하다.

 

샤오비 대니 감독이 중국에 있을 때 매일 낮 12시에 너랑 웨이웨이 데리고 함께 경기 보면서 가르친다고 들었어. 나는 사실 너희가 세계 최고의 선수이기 때문에 궁금한 게 있거든. 감독이 이렇게 선수들에게 게임을 가르칠 때, 그냥 처음부터 그걸 신뢰해? 아니면 먼저 의심부터 하고 나서야 믿고 인정해?

 

Crisp 사실 우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많은 말다툼이 있었다. 당시에 많은 사람이 왜 이렇게 하는지 이해를 못 하고 있었다. 그때 감독님이 “너희가 이걸 하는 데 문제가 있으면 나랑 충분히 토론할 수 있어. 근데 그전에 일단 거부하지 말고 이렇게 한 번만 해봐.” 바로 이렇게 말했다.

 

샤오비 그리고 실제로 해보니 확실히 다른 결과가 있다는 걸 깨달았겠지. 점점 더 신뢰하게 되면서 더는 다툼이 없었어? 그래도 여전히 다투려나?

 

Crisp 내가 감독님과 다툰 적은 별로 없다. 우리 다섯 명 중에서 가장 적은 편이다. 처음에는 감독님과 1~2번 정도는 말다툼을 한 적 있고, 어떤 때는 내가 이해를 잘 못하기도 한다. 그래도 감독님은 여전히 말말말말말. 내가 아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반박하면 계속 나랑 함께 있으면서 말말말말말. 대충 1~2번 이러고 난 후에는 감독님이 말하는 거 다 받아들일 수 있다.

 


 

리멤버 월즈 여정이 시작되기 전, 스프링 시즌을 비롯해 생긴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어?

 

Crisp 아마도 요 몇 년 동안 나는 별로 발전이 없었다. 나 자신이 약해진 건 아니고, 2019년부터 시작해서 2020년, 2021년, 2022년까지 3년 동안 나 혼자만 제자리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약해진 게 아니라 나머지가 강해지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좋아지고 있는 것뿐인데 단지 나만 여전히 예전과 같은 수준이라면 확실히 약해진 것처럼 보이긴 할 것이다. 

 

Crisp 스스로 제일 최악이었던 시기는 올해 스프링 정규 리그 후반부터 포스트시즌까지라고 생각하는데, 이때의 우리 팀은 정말 혼란스러웠다. 훈련의 방향성이 좋지 않았고 실질적인 도움도 되지 않았으며 내 자신감까지 상실하게 했다. 우리가 좋은 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나도 잘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나는 내 경기력이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오프에서 BLG를 상대한 그 몇 세트만 해도 솔직히 내가 결코 보여줘서는 안 될 경기력이었다. 확실히 그때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그래서 스프링 플레이오프를 치렀을 때, 나도 내가 도대체 왜 이렇게 못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머 시즌에 대니가 합류했고, 그때부터 월즈까지 나는 굉장히 잘했던 것 같다. 그 기간의 나는 그 어느 때의 나보다 잘했고, 단지 마지막의 그 우승을 거두지 못했을 뿐 지금의 내가 가장 강한 나라고 생각한다.

 

리멤버 이때까지의 선수 생활 중에서 이번 스프링 시즌에 겪은 그 일련의 과정이 너에게 가장 큰 좌절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시기에 더 큰 좌절을 겪은 적이 있어?

 

Crisp 그때부터 지금까지만 생각해보면 스프링 포스트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이제껏 이런 식의 경기는 해본 적이 없어서 나에게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리고 다른 시기라면 2021년의 더블 준우승과 그 후의 월즈를 얘기하는 거겠지. 이 여정은 아마도 조금 더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다.

 

리멤버 그 속에서 자신을 의심하고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을까?

 

Crisp 올해 스프링 포스트시즌이 끝났을 때 나 자신에게 회의적이었다. 그때 아예 모든 걸 때려치우고 경기도 그만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후에 바로 생각했던 건 내가 내 커리어의 마지막을 이런 경기로 남길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이 경기력으로 내 커리어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절대 그렇게 남겨둘 수 없다.

 

리멤버 만약 네가 열혈 만화의 작가가 된다면, 너의 명예를 어떤 식으로 그릴 거야?

 

Crisp 나는 지금도 내 커리어가 아주 좋고 환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 커리어가 끝난다면, 내가 쥐고자 하는 고삐를 다시 손에 잡았을 때, 예를 들어 한 번 더 챔피언이 됐을 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더는 내가 이미 게임에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거나 스스로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좋지 않았거나 기대했던 방향성과 경기력 사이에 큰 괴리감이 있는 지점에 도달한다면, 그때는 경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가장 좋은 부분을 경기장에 남겨두고 작별 인사를 건네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샤오비 이렇게 여러 해 동안 프로 생활을 해왔는데도 여전히 너는 경기에서 지면 표정이 안 좋아. 받아들이기 힘들고 우울하고 답답한 거겠지. 아직도 정규 리그에서 지면 마음에 큰 동요가 일어나? 이기면 행복하고?

 

Crisp 강한 상대와 붙을 때 이기면 확실히 기쁘지만 반대로 그렇게 잘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팀에게 지거나 내가 그렇게 잘하지 못했다고 생각될 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 이거 우리가 지는 게 맞는 경기다.’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보편적으로는 상대가 그렇게 강하지 않은 팀으로 취급될 수 있어도 경기에서는 확실히 여러 부분에서 나보다 더 뛰어난 게 사실이었고, 그래서 스스로 어느 부분을 조정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상대를 경시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샤오비 갓 데뷔했을 때는 감정에 쉽게 끌려다녀서 이성을 잃고 경기를 제대로 복기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지금은 그때와 달리 이성적으로 경기에 대한 피드백이 이뤄지고 있어?

 

Crisp 나는 여전히 지금의 내가 패배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지게 되는 패턴을 찾고 다시 나아간다면 OK다.

 

리멤버 굉장히 목표지향적이야. 나는 이게 송송이 뜻을 잃지 않고 무대에 설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해.

 

Crisp 경기에서 지면 내가 했던 플레이를 좀 되돌아보게 된다. 어떤 때에는 경기에서 졌으니까 내가 그냥 그렇게 잘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용인되고는 했다. 경기 중 실수가 나와도 이것만 잘 조절하면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들과 내 생각은 다를 것이다. 그 사람들은 내 경기력이 형편없었고 패배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겠지. 그리고 지금의 나는 생각이 달라졌다. 내가 경기 중 했던 실수에 대해 고민하고, 우리가 그 상황에서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고민하고, 도대체 어떤 이유로 그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단편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두 방향으로 고민해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단순히 경기에서 졌다고 해서 내가 잘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리멤버 너는 LPL에서 비교적 나이가 많은 편인데, ’나이’ 와 ’선수’ 와 ’서포터’ 라는 일련의 키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Crisp 현재 버전에서의 서포터는 라인의 강도에 따라 필요시 하는 요구사항이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투원딜 조합까지 고려하면 피지컬이 더 좋아야 할 수도 있고 반응 속도도 더 빨라야 한다. 하지만 나는 어쨌든 서포터에게 가장 핵심적으로 필요한 것은 역시 경험 같다. 바로 팀적인 호흡으로 모두가 일심동체일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렇게만 해도 서포터가 자신의 몫을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서포터는 ‘팀’을 위해 존재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팀적인 화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서포터는 반드시 잘할 수가 없다. 나는 좋은 팀이란 그들의 생각이 서로 조화롭다는 확신을 갖고 다 같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때 서포터는 자기가 얼마나 잘하는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샤오비 그럼 너는 서포터 선수가 어떤 성격적 특성을 필요로 한다고 봐?

 

Crisp 지금 서포터의 플레이스타일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바텀 라인전에서 주도권을 갖고 그 우위를 이용해서 팀을 돕는 것이고, 하나는 팀을 도와 동료를 캐리롤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두 가지 다 메타에 따라 약간의 변화를 해야 한다고 보는데, 올해 메타에서는 바텀에서 라인전을 더 잘 찍어누르는 팀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훌륭한 선수는 어느 스타일이든 적응할 수 있다.

 

리멤버 경기장에 등장한 지도 약 10년이 다 되었는데, 뜻을 잃지 않는 동력은 무엇이며 어떻게 경기장에서 계속 버틸 수 있는 걸까?

 

Crisp 동력은 삶과 꿈의 중첩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동시에 수입까지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더 많은 우승을 해서 나 자신에게 정신적인 양식을 주고자 하는 나의 꿈이 있다. 즉, 내가 다시 우승하는 것이나 스스로 내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 바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그런 것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프로 선수는 우승이라는 걸 하는 순간 마음속으로 엄청난 충족감을 느낄 것이다. 리그든 MSI든 월즈든 모두 좋은 것이다.

 

리멤버 첫 번째 왕관을 들고 이제 두 번째 왕관을 좇고 있는데, 이 두 우승은 너에게 어떤 차이가 있어? 의미가 어떻게 다를까?

 

Crisp 나는 첫 우승에 대해서는 별로 실감이 안 났고, 오히려 최근 몇 년 동안의 경험 때문에 두 번째 우승에 대한 감동이 더 클 것 같다. 그동안 많은 시간과 심혈을 기울였고, 그 속의 과정에서 나는 많은 것을 해오면서 게임 내적으로든 게임 밖의 삶에서든 모든 면에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두 번째 우승 때는 정말 기뻐할 것 같은 느낌이다.

 


 

리멤버 과거의 중이병 행적에 대해서 좀 부끄러워? 아니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

*중이병 행적
2014년경, 중국의 한 커뮤니티에 Crisp가 ‘찢어진 상처(撕破伤口)’라는 닉네임으로 “만약 내 손에 검이 없다면 너를 지켜줄 수 없다. 만약 내 손에 계속 검이 쥐어져 있다면 나는 너를 안아줄 수 없다.” 같은 글을 다수 게시한 사건(?)이다. 참고로 앞의 문장은 심지어 <블리치>의 대사이다... FPX 동료였던 티안이 솔랭 닉네임을 ‘찢어진 상처’의 병음인 ‘siposhangkoudian’로 변경한 후 시도 때도 없이 글을 낭송하곤 했었다. 하지만 개중에서는 “나는 내가 Uzi, NaMei, Styz 같은 선수들보다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매일 눈 뜨고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적은 글도 발견되기도...

 

Crisp 좀 민망하지. 사실 일종의 어느 단계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많은 사람이 이런 경험이나 과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우리 일상에 이런 감성이 자연스럽게 있었기 때문에 누구나 같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예전에 이런 걸 했던 거랑 지금이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 같다. 그때는 쿨해 보이고, 재밌고, 멋있어 보였는데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확실히 좀 바보 같다는 생각이... 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성장의 변화가 아닐까 싶다. 

 

샤오비 너 다 털렸어? 아직도 안 털린 거 많아?

 

Crisp 내가 그 사이트 ID는 그거 하나밖에 없어서... 지우는 것도 귀찮고 필요도 없다. 그냥 보라고 해.

 

리멤버 지금 누군가가 이걸 언급해도 전혀 공격받고 있단 느낌 안 들겠지?

 

Crisp 공격도 없을 거고, 나도 그냥 민망하기만 할 뿐...

 

리멤버 털렸을 때 팀원들이 이걸로 안 놀렸어?

 

Crisp 가오톈량. 티안이 이런 거에 물 만난 고기 된다.

 

샤오비 너도 티안 계정 해킹해보지.

 

Crisp 나는 그런 거 안 한다.

 

샤오비 나는 Crisp가 무표정하게 웃음을 참거나 옆 사람이 아무리 떠들어대도 얼굴에 표정 하나 없는 게 진짜 대단한 것 같아.

 

리멤버 사실 나는 네가 사석에서는 이렇게까지 무표정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왜 스크린에서는 송 자신이 아닌 다른 모습을 표현하려는 거야?

 

Crisp 그냥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리멤버 카메라를 마주하고 있을 때와 마주하고 있지 않을 때의 두 가지 느낌이 있는 것 같다.

 

Crisp 카메라를 마주하면 좀 부담스러운 게 있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 카메라가 나를 향하는 게 싫다. 사실 공식 다큐멘터리 찍을 때도 우리 다 같이 훈련하고 있으면 뭘 해도 카메라가 돌고 있으니까 좀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것 같다.

 

샤오비 많은 사람이 너의 첫인상은 게임쪽이 아니라 아이돌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들 하는데, 너는 이 말에 공감해?

 

Crisp 공감 안 한다.

 

샤오비 사실 Crisp는 사석에서 굉장히 사교성 좋고 털털한 사람이야.

 


 

리멤버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선수는?

 

Crisp 클리어러브, 스썬밍, 카사 세 명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우리가 같은 팀에 없게 될 가능성이 있거나 만약 무슨 일이 있으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의 내년 계획이나 현재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말하기도 한다. 

 

리멤버 ‘형제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네가 고려하는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을까?

 

Crisp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다 같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선수를 고를 것이다. 단순히 친한 관계라고 해서 동료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도 나의 친구일 수 있고, 나만 알고 있는 그 사람의 결점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친구로 지낼 때는 전혀 상관없지만, 동료일 때는 청신호는 아니다.

 

리멤버 다음에 같이 쳐보고 싶은 선수 있어?

 

Crisp 붙는 것도 좋고 같이 치고 싶은 것도 재키러브. 사실 나는 예전에 그 플레이스타일을 좋아했고, 굉장히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원딜로서도 굉장히 좋은 선수 같아서 한번 같이 해보고 싶다.

 

리멤버 너는 재키러브가 확실히 ‘날카로운 칼끝의 피를 핥는다(위험을 무릅쓴다)’는 스타일인 것 같아?

 

Crisp 나는 그런 스타일의 선수와 게임하는 걸 좋아한다.

 

리멤버 같이 미쳐버리고 같이 죽이는 느낌이구나. 몇 년 동안 굉장히 많은 동료와 감독을 겪었는데, 인격적으로 많은 걸 배운 사람은 없어?

 

Crisp 전마(WarHorse)와 대니에게 많은 걸 배웠다. 나는 대니 덕분에 정말 많이 바뀌었는데, 내가 갖고 있던 많은 결점을 대니가 전부 고쳐줬다. 게임적으로도 많은 걸 배웠고, 더 좋은 선수로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도 배웠다. 그리고 전마도 나에게 이것저것 가르쳐줬다. 비록 뒤에서 약간의 불일치와 언쟁이 있었지만. 아무튼 두 감독님이 나를 많이 도와줬다.

 

샤오비 나는 Crisp가 겉으로만 냉랭하고, 사적인 관심도 별로 표현하고 싶어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인 것 같아. 전에 내가 같은 팀에 있었을 때 한동안 아파서 꼼짝도 못 하고 한 10일 정도 쉬었었는데, 이때 Crisp는 나한테 어떤 말도 건네지 않았었거든. 그런데 혼자 묵묵히 선물을 사서 지에지에(洁洁, FPX 심리상담사)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거야. 나는 진짜 놀랐어. Crisp는 타인에게 무관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보여줘. 그리고 이런 것들이 나한테 감동을 주고 계속 기억에 남게 하는, 그런 남자다운 낭만이 있지.

 


 

리멤버 너에게 e스포츠란?

 

Crisp e스포츠는 많은 걸 대표한다. 그 안에는 순수하게 우승하고 싶은 선수가 있다. 그 안에서 허우적거리며 아쉬워하는 선수도 있다. 나는 많은 것들이 한데 모여 있다고 생각하고, 굉장히 다양한 인간군상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그 안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숱한 각양각색의 좌절을 겪은 후에 마침내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 때, 나는 바로 그런 뜨거운 피가 들끓는 느낌이 e스포츠인 것 같다.

 

샤오비 너는 프로 선수의 길에서 아주 성공한 선수라고 할 수 있잖아. 분명히 너의 고향이나 친척 중에서도 많은 어린 친구들이 이 길을 걷고 싶어 할 거야. 하지만 사실 너는 순풍에 돛단 듯이 순조롭게 걸어온 사람은 아니지. 그렇다면 너는 그 친구들에게 최선을 다해 임하라고 조언할 거야, 아니면 그 친구들을 물러나게 할 거야?

 

Crisp 나는 물러나는 걸 권유할 것 같다. 사실 좋은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승할 수 있는 그런 선수도 많지 않고, 이 세계에서 비교적 적은 편이다. 매년 우승하는 사람은 여전히 몇 명에 불과하고, 그 안에서도 고작 몇 명 추가되거나 빠지거나 한다. 우승할 수 있는 사람의 폭이 굉장히 좁은 곳에서 정말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하고, 똑같이 많은 좌절의 맛을 느껴야 한다. 이 모든 노력의 이유는 ‘우승’ 하나 때문이고, 그저 이기기 위해서이다. 정말 단지 이기기 위해서. 반면에 못 하면 부정적인 것들을 많이 얻게 된다.